머리숱 줄었다면 비오틴이 해답일까

오남우 에디터 | | 건강

머리숱 줄었다면 비오틴이 해답일까

Biotin for Hair Growth: Does It Work?

언론적 관찰: 가판대 위의 비오틴 붐과 현실

대형 매장의 건강보조식품 코너를 보면 모발 굵기와 볼륨을 약속하는 제품이 부쩍 늘어난 모습이다. 이들 제품 대부분에는 공통적으로 비오틴(B7이라 불리는 수용성 비타민)이 포함된다. 샴푸·컨디셔너에도 비오틴을 첨가해 ‘풍성한 모발’을 강조하는 광고가 많다. 이런 현상은 소비자 사이에 비오틴이 모발 건강의 만능열쇠라는 인식을 확산시키는 배경이 된다.

비오틴의 생리적 역할과 모발 구조의 연결고리

비오틴은 섭취한 에너지원의 대사 과정에 참여하고, 단백질 합성 경로에서 케라틴 생성에 기여하는 보조인자 역할을 하는 영양소다. 모발·피부·손톱의 주성분인 케라틴 합성에 관여한다는 점에서 이론적으로는 모발 건강에 영향이 있을 수 있다. 다만 식이에서의 흡수율과 체내 이용률은 개인의 소화·간 대사 상태, 장내 미생물 구성 등에 따라 달라질 가능성이 있다.

임상 근거의 핵심과 한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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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작위대조시험과 관찰연구를 포함한 임상 자료를 보면 비오틴 보충이 일반인에게서 모발 성장을 촉진한다는 강력한 근거는 부족하다. 2012년 여성 대상 연구에서는 비오틴을 포함한 복합제 복용군에서 모발 볼륨과 두피 커버가 개선됐다는 보고가 있으나, 해당 제품에 아연·철 등 다른 필수 미량영양소가 함께 포함돼 있어 비오틴 단독 효과를 분리할 수 없는 한계가 있다. 또한 표본 크기가 작고 참가자들이 특정 영양 결핍을 갖고 있었을 가능성이 있어 일반화에 주의가 필요하다.

한편 소아에서 비오틴 보충으로 모발 상태가 좋아진 사례들은 모두 선천적 혹은 후천적 비오틴 결핍을 동반한 경우였다. 이 점은 핵심적 시사점을 제공하는데, 즉 비오틴이 작동하는 조건은 ‘결핍이 존재하는 상황’일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요지로는 비오틴 보충은 결핍을 교정할 때 모발 회복을 도울 수 있으나, 결핍이 없는 사람에게서 모발 성장을 촉진한다는 고품질 근거는 부족한 수준이다.

비오틴과 탈모 예방: 어느 경우에 기대할 수 있나

탈모와 비오틴 수치의 연관을 보여주는 일부 연구가 존재한다. 한 연구에서는 탈모를 호소하는 여성의 약 38%에서 비오틴 수치가 낮게 관찰됐고, 이들 중 11%는 염증성 장질환이나 특정 약물 복용력 같은 결핍 위험요인을 가지고 있었다. 그러나 이는 연관관계 관찰에 머무르며, 보충이 탈모를 예방했다는 직접적 증거를 제공하지는 못한다.

또 다른 연구에서는 위소매절제 수술을 받은 환자 22명에게 비오틴을 투여했을 때 3개월 후 5명은 유의한 탈모 감소를 보고했고, 14명은 다소의 개선, 3명은 변화가 없었다. 이 결과는 비오틴 결핍이 탈모의 한 원인이 될 수 있으나, 수술 후 영양흡수 변화·단백질 섭취 저하·다른 미량영양소 결핍 등 복합적 요인이 함께 작용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따라서 비오틴 보충은 특정 상황에서 도움이 될 수 있으나, 탈모의 원인을 면밀히 평가하지 않은 채 보충제를 일괄적으로 권장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식이권장치와 일상 섭취원

미국의 영양권고체계에서는 비오틴에 대해 권장섭취량(RDA)이 아닌 적정섭취량(AI)을 설정하고 있다. 성인의 AI는 하루 30마이크로그램, 수유 중인 여성은 35마이크로그램이다. 미국인의 일반적 일일 섭취량은 대략 35–70마이크로그램 수준으로 보고되어, 대부분 식단만으로도 권고량을 충족하는 경향이 있다.

  • 쇠간 3온스(약 85그램): 30.8마이크로그램
  • 계란(전란) 1개: 10마이크로그램
  • 연어 3온스: 5마이크로그램
  • 돼지고기 등 붉은 육류 3온스: 약 3.8마이크로그램
  • 해바라기씨, 고구마, 아몬드 등도 소량 포함

계란은 생으로 섭취하면 흰자에 포함된 아비딘(avidin)이 비오틴과 강하게 결합해 흡수를 방해한다. 조리를 통해 아비딘이 분해되므로 안전성과 영양면에서 익혀 먹는 것이 권장되는 점도 유의해야 한다.

결핍 위험군과 임상적 고려사항

비오틴 결핍은 일반적으로 드물다. 다만 다음과 같은 상황에서는 결핍 위험이 상대적으로 높아진다.

  • 비오티니다아제 결핍(BTD) 같은 유전적 대사장애 보유자
  • 만성적 음주로 흡수 억제 현상이 있는 경우
  • 영양불량 상태나 흡수장애(크론병·궤양성대장염 등)
  • 임신·수유기: 섭취가 정상적이어도 요구량 대비 혈중 수치가 낮아질 가능성
  • 항경련제·레티노이드 계열 약물 복용자: 약물이 비오틴 농도를 낮출 수 있음

이들 집단은 임상적 판단 하에 혈중 비오틴 검사·영양상태 평가·보충 필요성 검토가 타당한 수준이다.

안전성, 상호작용, 검사 간섭

비오틴은 수용성 비타민이므로 과다 축적에 따른 중독은 드문 편이나, 과량 복용 시 불면·과도한 갈증·다뇨 같은 증상을 유발할 수 있다는 보고가 있다. 더 중요한 문제는 혈중 비오틴 농도가 높아지면 일부 혈액검사 결과에 간섭을 일으켜 갑상선 호르몬, 비타민D, 심장 관련 표지자 등 검사값을 왜곡할 수 있다는 사실이다. 이는 진단 오류나 불필요한 추가 검사로 이어질 우려가 있다.

따라서 비오틴을 복용 중이거나 복용 예정이라면 의료진에게 알리고, 중요한 혈액검사 전에는 섭취를 중단할지 여부를 상담해야 할 필요가 있다.

실무적 권고와 행동지침

모발이 얇아지거나 빠지는 문제에 직면했을 때 우선순위는 원인 규명이다. 혈액검사로 철·아연·갑상선 기능·영양 상태를 평가하고, 필요 시 비오틴 수치도 확인하는 방식이 합리적이다. 증상이 급성으로 나타났거나, 체중 급감·약물복용력·소화기 수술 이력 등 결핍을 유발할 가능성이 있는 배경이 있다면 보충의 이득이 상대적으로 커질 수 있다.

일반적으로는 균형 잡힌 식사를 통해 비오틴을 포함한 미량영양소를 확보하는 전략이 우선이다. 보충제를 선택할 때는 제품 성분과 함량을 확인하고, 다른 영양소(철, 단백질, 아연 등)와의 상호작용을 고려하는 것이 필요하다.

핵심 관찰과 적용 방향

핵심 관찰은 비오틴이 결핍을 교정할 때는 모발 회복에 기여할 수 있지만, 결핍이 없는 일반인에게서 모발 성장을 촉진하는 근거는 미약하다는 점이다. 탈모는 한 가지 원인으로 설명되지 않는 경우가 많아, 영양 상태 평가·약물력 확인·호르몬 검토 등 다각적 접근이 필수다. 보충을 고려할 때는 우선적으론 원인 규명과 의료진과의 상의가 권장되는 실용적 방안이다.

마지막으로, 식이로 얻는 비오틴 섭취량이 보통 권장치를 충족하는 점을 감안하면, 단순히 모발 볼륨만을 기대하고 비오틴을 과다 복용하는 것은 비용 대비 효과가 불확실한 선택이라는 점이 관찰된다.